안양 강변교회

 

설계연도: 2004년
대지위치: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비산동 1152
건축규모: 지하1층 / 지상3층
연면적: 1,815.33 M²
수상: 2006 안양시건축문화상 은상

About This Project

 

우리 시대의 개신교회
교회는 분명 ‘예배의 처소’다. 교회에 관련한 그 어떤 추가적인 역할이 있고 그에 따른 건축적인 기능이 부가된다 해도 예배의 처소라는 너무나 근본적인 역할이 훼손되지 않는다. 그 중에서도 개신교회는 종교개혁의 시간을 거치며 그와 같은 본질적인 역할을 되물으며 다시 태어난 공간, ‘예배의 처소’다. 종교개혁 이후 조금씩 의미를 달리하는 수많은 지파들이 있다 해도 이는 달라지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 시대의 개신교회에서 이와 같은 근본적인 믿음들은 때로 조금씩 흔들리고 있다. 교회의 모습과 공간에서 그러하고 예배를 이루는 전례의 모습들에서 그러하다. 단적으로 그 외양만 보아서는 그것이 카톨릭의 회당인지 또 그 반대로 여느 강당의 일부분을 옮겨 놓은 것인지 분간되지 않는다. 전자는 개혁의 의미로부터의 퇴행이고 후자는 의미에 가까이 가지도 않는 일이다. 개신교회는 그 예배의 성격과 예배를 담는 처소에 관해 끊임없는 질문을 하며 계획되어야 하는 곳이다.

 

율전교회와 강변교회
15년 전, 강원도 오대산 자락에 율전교회(기독교 대한 감리회)를 세웠다. 가장 낮은 곳으로부터 어떻게 성스러움을 길어 올릴 수 있을 것인가에 관한 질문으로 시작되었다. 그리 여유롭지 않은 마을의 풍경 속에 녹아들어갈 수 있는 구조와 재료로 개신교의 검박함을 조용한 성스러움으로 드러내려 했었다. 그 생각이 아직도 여운을 남기는 가운데 만나게 된 과제가 [독립개신교회 강변교회]였다. 독립개신교회는 나에게 익숙한 대한 예수교 장로회에 그 뿌리를 둔다. 이 교단의 목회자와 성도들 중 그 누구도 그 뿌리와 뿌리로 부터의 변화에 대해 소리 높여 이유를 달며 자신들이 존재이유를 강변하지 않는다. 그저 묵묵히 개신교인으로서의 자세와 목회 그리고 교회생활을 보여줄 뿐이다. 나에게는 충분히 그러한 모습들 모두가 끊임없이 지속되는 종교적 성찰의 자세로 다가온다. 나는 가장 아름다운 개신교의 예배를 경험할 수 있었다. 강변교회의 설계는 그와 같은 기쁨으로 시작되었다.

 

자투리의 삼각형 땅
넉넉지 않은 교회형편에서 준비한 땅은 주거환경 개선지구에서 잘라져 나온 묘한 삼각형이다. 아파트를 먼저 배치하고 남은 소위 자투리땅이다. 그러나 땅이 가진 한계가 건축의 한계로 되는 일은 그 어떤 경우에서도 없다. 한계는 곧 성질이며 동시에 잠재력이다. 건축가의 할 일은 그러한 잠재력(virtuality)을 현실화(actualize)일에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한계가 있으면 있을수록 그것은 그 대지가 가질 수 있는 잠재력을 압박하며 키워내는 일이 된다. 강변교회는 이 삼각형 땅이 감추고 있는 잠재력을 발견해 내기 위해 먼저 우리의 작업에서는 흔치 않은 일이었던 기하학을 도입한다. 그리고 대지가 가진 위치의 잠재력, 관악산 그린벨트의 숲과 무성한 아파트의 숲이 만나는 지점에서 가능한 사고를 시작한다.

 

경사로의 연장으로서의 길
대지에 이르는 긴 경사로가 있다. 그 경사로가 교회의 내부에서 또 다른 길로 만난다. 그 길은 넓지 않은 교회 내부에서 공공공간이 된다.

 

세 개의 삼각형
교화 내부의 길에 면해 세 개의 크고 작은 삼각형이 있다. 맨 아래층 하나는 작은 집회실이다. 그 위층 하나는 예배당이다. 그리고 마지막 옥상에는 이 장소를 가장 극적으로 표현하고 경험케 해주는 동시에 가장 하늘과, 자연에 가까운 삼각형이 있다. 계단으로 이루어진 길과 이 세계의 장소들이 교회의 전부다.

 

풍경
십자가조차 요구하지 않는 독립개신교단 교회의 풍경은 지극히 일상적이다. 소위 ‘교회’스럽지 않으려 한다. 주변의 아파트와 학교의 풍경에서 크게 다르지 않다. 안으로부터의 풍경 또한 앞에 있는 주차장과 아파트를 애써 외면하지 않는다. 그러나 옥상에 있는 삼각형이 장소에 서면 이 대지의 근원적인 장소성이 가진 풍경에 대해 그 장소의 경험으로 웅변하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