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근마을(예술인촌)

 

설계연도: 2005년
대지위치: 강원도 양구군 양구읍 정림리
건축규모: 지상2층
연면적: 698.64 M²

About This Project

 

개관 후 2년도 안 되어 박수근 미술관의 수장 목록이 정말 많이 늘어났다. 있기 어려운 일들이 정말 많이 일어났다. 갤러리 현대의 박명자 관장은 유화를 비롯해 50여 점의 유작들을 기증했다. 기획 전시실마저 상설의 기념전시실로 바뀌게 되었다. 애초 확보했던 현대미술 수장품 들을 위한 공간이 더 필요해 졌고 양구군은 박수근을 통한 장소 마케팅의 강도를 더 해나갈 수 있는 기회를 더 확보하게 되었다.
사실은 6 년 전, 박수근 미술관의 현상설계가 있었을 때 부터였다. 심사를 위한 설계 설명의 자리에서 공개적으로 말했다. 주어진 대지 바로 옆 골짜기를 확보해 달라고. 첫 째 이유는 지금 설명하고 있는 미술관 계획이 이 골짜기와 논 자락의 풍경을 품고 있기 때문이며 둘째로는 미술관 하나 짓는다고 양구군이 원하는 바, 박수근을 양구의 상징으로 만들고 양구 방문의 동기가 되게 하려는 목적이 충분히 충족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마지막 이유로는 박수근과 그의 작업을 오늘에도 살아있는 문화가 되기 위해서는 오늘의 활동으로 이어지는 프로그램과 시설이 더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미술관이 개관되고 얼마 안 되어 임경순 군수(민선 3선을 마치고 퇴임)가 나를 불러 세웠다. 사 달라 말한 대로 사 놓았으니 쓰임새를 모색해 보라는 요청이었다.

 

새로운 시설의 핵심은 현대미술관이라 생각했다. 그에 더해 교육용 공방과 함께 일종의 아티스트 인 레지던스(artist in residence:선정된 작가들이 일정기간 머물며 작업하는 공간 및 그 시스템)가 필요했고 방문객들을 위한 카페, 뮤지업 샾, 숙소 등이 필요했다. 미술관 운영위원회는 오랜 논의 끝에 이 새로운 시설을 박수근 마을이라 부르기로 했다. 양구군의 예산은 한정적이었다. 시설은 다시 두 단계 이상으로 나뉘어졌다. 지금 만들어진 시설은 나머지 시설들이 유보 된 1단계 작업일 뿐이다.

 

확보된 대지는 기존의 미술관이 놓인 산줄기를 따라 논 자락이 단계적으로 올라가고 있는 풍경이다. 이 풍경은 박수근 미술관이 품고 있으며 한 편 그 배경으로 삼고 있는 핵심적 경관이다. 청년 박수근이 매일 거닐고 보았을 경관이며 그의 작업을 잉태시킨 그 경관이다. 그러기에 주어진 대지 속에서 새로운 미술관은 충분히 물러앉아야 하고 층층이 단이 지어진 논의 둔덕과 잘 결합되어야 한다. 기존의 미술관(길게 뻗은 대지와 하나다)과의 사이에 놓여 이것들이 본래 품은 결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그 풍경을 가로 질러 박수근 마을로 다가선다. 좁고 긴 전시실 덩어리가 근경을 다 잠아 준다. 오른쪽 산 방향으로 길을 틀어 계단을 올라선다. 오른 편 풍경에 미술관 덩어리 사이사이로 기존 미술관으로 뻗어 내리는 산 능선이 얼핏얼핏 보인다. 이러한 경험은 입구 앞에서, 미술관으로 들어선 후 샾, 사무실을 연결하는 복도를 따라 전시실로 연결되는 브릿지로 꺽어 들기 전까지 계속된다. 왜냐하면 이 논과 풍경은 이미 박수근 마을의 일부이며 미술관의 수장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