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시 산림박물관

 

설계연도: 2008년
대지위치: 충청남도 아산시 염치읍 강청리 338-2
건축규모: 지하1층 / 지상2층
연면적: 6,020.87 M²

About This Project

 

치유(治癒)의 풍경

 

1. 45억년의 지구 역사를 하루로 환산해 보면 오늘 지구의 주인인 양 행세하는 인류는 하루의 스물세 시간을 지나고도 5십 8분 4십 3초 후, 즉 자정을 불과 1분 17초를 남겨둔 시각이 되어서야 나타났던 존재일 뿐이다. 오스트랄로 피테구스라 해도 300만 년 전이며 오늘의 인류인 호모 사피엔스는 겨우 4만 년 전의 일이다. 지구가 가진 그러한 긴 시간의 층위를, 다시 말해 자연의 긴 호흡 속에 존재해 온 시간들과 오늘날 우리 눈앞에 펼쳐진 거대한 자연의 깊은 상호 연계성을 새삼 깨닫게 하는 일이 모든 자연사 박물관의 기본적인 역할이라 본다.

2. 45억 년의 지구 역사를 하루로 환산해 보면 식물이라는 계통의 생물이 출현한 것도 겨우 밤 열 시에 가까운 시각, 다시 역산 한다면 불과 4억 년 전의 실루리아기에 속하는 일이었다. 이후 데본기의 절멸 이후 번성한 새로운 식물 종들의 폭발적 증가가 산소와 오존층의 형성 등 오늘날 신생대 제 4기의 지구 생태계를 가능케 하는 엄청난 역할을 해냈다. 그와 같은 산림의 형성과정을 씨줄로 삼으며 현 생태계의 상황을 날줄로 삼아 각 세대에게 정확한 인식의 체계를 전달하는 역할이 자연사 박물관 중 특히 산림 자연사 박물관의 기본적 역할이라 본다.

3. 45억 년의 지구 역사는 또한 지각의 끊임없는 변동과 그에 따른 지질과 지형을 형성해 왔다. 지각을 지구의 맨틀 위에서 끊임없이 움직이는 판으로 간주하는 이론(판 구조론)에 의하면 오늘 우리가 보는 지형은 사실 지구의 전 역사에 비할 때 그리 오래지 않은, 불과 몇 백만 년의 결과임을 말하고 있다. 하지만 겨우 4만 년 전에 출현했던 호모 사피엔스가 단지 4 반세기 동안 이 땅에 가해 온 ‘지각변동’은 여기 아산 영인산 정상을 깍고 다듬어 확연히 다른 지형으로 변화시켜 놓았다. 아산 산림 자연사 박물관이라는 시설의 기본적 목표가 그것에 관련된다.

4. 45억 년 지구 역사의 끝 머리, 불과 몇 십 년 사이 변형된 이 영인산 정상에 아산 산림 자연사 박물관이 위치한다는 것은 도심이 아닌 산림의 한 가운데 산림의 심장 깊숙이 방문객들을 이끌어 들이고 체험하게 만든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일은 시설 내부의 전시를 통해 전달되는 수많은 설명에 앞서 시설 자체를 통해 인류와 자연 사이의 아주 작은 갈등부터 매만지기 시작하려 한다는 점이다.

그것은 잘려나간 지형을 대체하려 하는 전시관의 앉음새이며 그것을 통해 아산 산림 자연사 박물관이라는 시설이 우선 전달하려는 치유(治癒)의 풍경이다.

 

장소

영인산 최정상에서 이어지는 대지는 한때 군사적 필요에 의해 잘려나가고 이어서 현재의 청소년 수련원으로 그 용도를 바꾸어 왔다. 긴 접근로에 이어진 정상부의 조망은 사위에 닿으며 산림의 심장으로 그 자체 자연의 박물관으로 둘러 싸여있다. 수련원 시설의 낯선 풍경을 조절하고 등산로들과 섬세히 이어야 하는 과제와 함께 원래 그러했을 옛 지형이 궁금해진다.
대지와 연결된 등산로를 따라 이동하여 가장 가까운 남측 봉우리를 올라 바라본 대지에서 수련우너과 함께 새롭게 회복될 모습은 과연 무엇일지 생각에 잠기게 된다.

 

접근

영인산 휴양림을 지나 좁은 등산로를 거쳐 도달하는 대지는 차량의 접근을 쉽게 허락할 것 같지 않다. 박물관이라는 점을 감안하여, 등산로를 넓혀야 하는 이동수단인 차량보다, 풍경과 함께 오를 수 있는 모노레일_peak tram과 같은 2차적인 교통수단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이것은 차후 계획에서 풀어가야 할 과제라고 인식하고 남겨두기로 한다.
박물관의 접근은 정상의 땅으로 도달하여 사위(四圍)의 모든 것을 보여주기 전에 박물관으로 진입시킨다. 그것은 접근의 편리함과 현재의 정상 레벨을 박물관으로의 진입 이후의 영역으로 만들어 관람 후반의 체험 공간으로 만드는 동시에 관람이 끝난 후 맛보게 될 지붕 레벨의 마지막 극적인 경관 체험을 남겨두기 위해서다.

 

구축

잘려진 봉우리를 전시관 시설로 회복, 치유(治癒)시킨다. 박물관 조형은 정상의 대지와 상호 교감을 통해 유기적 결합이라는 전제로 접근한다. 박물관은 정상에서 연결되는 조형으로 새로운 대지를 만들어 내며 기존의 청소년 수련시설은 시설의 일부로 재편되어 외부의 체험학습 및 전시공간이 된다. 이 모든 시설들이 완만한 경사 속에 연결된다.
지형과 박물관의 결합을 통해 만들어내는 다양한 장면(Sequence)들은 또 다른 자연경관으로 전환되어 다가온다. 그것이 구축되는 장소든, 그 장소를 벗어나 관망하는 장소든 그 경험은 가능할 것이라 기대한다.